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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3박 4일 도쿄 여행, 3일차 후기. 시부야-캐스케이드-오모테산도-롯폰기 힐즈

러봄* 2024. 9. 2. 22:43

 


 

시부야, 오모테산도, 롯폰기


 

 

 

어제 저녁 호텔 들어가기 전에 편의점에서 애플 커스터드 크림슈를 샀는데 진짜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맛있어서 화가 남) 일본 편의점이 관광지인 이유가 있다. 지난밤 내내 냉장고에 있었는데도 슈 부분이 전혀 눅눅하지 않고 바삭했고, 커스터드 크림 안으로 작지 않은 사과 조각이 씹혔다. 애플잼 넣고 애플파이라 우기는 베이커리들 반성해.

도쿄여행 3일차

 

 

 

 

시부야

교통 카드 한번 충전하고 시부야로 향했다. 주말에 오면 사람이 너무 많을까 봐 일부러 평일로 선택했고, 다행히 사진 찍기 나쁘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있었다.

시부야 거리 01

 

스크램블 교차로를 보려고 마그넷 109에 있는 전망대를 가려고 했는데, 마그넷 109 오픈 시간과 전망대 오픈 시간이 (당연히 같은 줄 알았지만) 다르다는 걸 알았다. 마그넷 109 자체는 10시 오픈이지만 전망대는 11시에 오픈한다고. 그래서 아쉽게도 가보지 못하고 내부에 입점해 있는 여러 가게를 둘러봤다. 전망대는 아니어도 스크램블 교차로를 내려다보기 좋은 위치여서, 그 거리를 좀 구경했다. 

시부야 스크램블 거리
꽤나 일본스러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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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몬자야끼를 먹으러 츠키시마몬자 오코게 시부야 점에 왔다. 잠깐 대기하면서 메뉴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직원분이 자기는 영어를 아예 못한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우리는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폰으로 번역된 내용을 보여주면서 비언어적 제스처와 함께 소통했고, 이게 나름 재밌었다ㅋㅋㅋ

몬자야끼 01
몬자야끼 비포

 

약간 무뚝뚝해 보였지만 그는 열심히 몬자야끼를 만들어주고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번역기를 돌려서 보여주고 갔다.

몬자야끼 02
몬자야끼 애프터 (먹어도 되는 상태임)

하이볼을 시켜서 한 잔씩 하면서 먹어보는 몬자야끼는 새로운 맛이었다. 한국인 특, 나는 이걸 바싹 지져 먹으면 맛있으리란 걸 본능적으로 알지만, 이렇게 흐르는 반죽 같은 제형으로 먹어도 의외로 맛있다. 이런 식감 안 좋아하는데도 정말 의외였다. 명란 치즈 모찌는 감칠맛과 양배추 씹히는 맛이 좋았다. 김치 돼지고기 맛에 들어가는 김치도 꽤 제대로였는데, 왜 명란 모찌가 유명한지 알겠달까. 1인 1 메뉴라고 쓰여 있길래 이렇게 두 개를 주문했고, 역시 양이 많았다. 확실히 조금 더 익힐수록 짭짤해졌다. 

 

 

 

 

시부야 골목 안쪽을 걸었다. 번화가의 시간으로는 꼭두새벽이라,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판기가 채워지는 모습이라던가,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셔터에 어떤 그림을 그려놨는지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시부야 거리 02
시부야 거리 03
시부야 거리 04

 

 

 

그리고 역시나 이런 가챠 세상도 있다. 옛날에 한번 해봤던 카메라 모형이 들어있는 뽑기가 생각나서 또 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런 건 없었다. 

시부야 거리 05

 

 

스페인 자카로 이어지는 골목은 생각보다 훨씬 짧아서 뭔가...관광지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엄청 유럽스럽진 못하지만, 그 일본의 유럽 같은 느낌으로 사진은 잘 나왔다.

스페인 자카

 

이 부근을 지나가다 보면, 지하에 인생네컷보다 스티커 사진에 가까운 그런 기계들이 있어서 한 번 찍어봤다. 필수로 들어가는 보정이 우리를 눈 크고 턱 뾰족한 외계인으로 만들어줘서 엄마랑 엄청 웃었다. 그래도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만족:)

 

스페인 자카를 지나면 고엔 거리가 나오는데 여기도 그냥 평범한 나무 길이다. 그래도 진입하는 길목은 꽤 느낌 있다. 이 길을 넘어서 요요기 공원은 가볼 만하다. 

고엔 거리 01
고엔 거리 02
고엔 거리 03

 

 

 

 

 

캐스케이드 하라주쿠(CASCADE HARAJUKU)

하라주쿠 역 쪽으로 걸어오면 사람이 본격적으로 많은데,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캐스케이드라는 상업 시설이 있다.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있고, 사진으로 보면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아담한 느낌. 하지만 규모와 상관없이 뿜어져 나오는 기하학적인 디테일과 건축가의 의도가 너무도 멋진 공간이다. 'cascade'는 바위를 따라 여러 단계로 떨어지는 폭포를 의미한다. 확실하게 닉값 하는 편. 

캐스케이드 01
캐스케이드 02
캐스케이드 03
캐스케이드 04

 

사실 이 공간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오고 싶었던 거였지 뭘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체력 이슈로 커스텀 케이크를 만드는 마리네 하우스(MARINE HOUSE)라는 디저트 카페를 방문했다. 

마리네 하우스 01

 

그런데 여기 베리 케이크가 정-말 맛있었다. 색 조합도 너무 예쁘고, 생크림으로 낸 작은 디테일도 좋았다. 너무 달지 않고 풍미가 좋은 생크림이었다. 

마리네 하우스 02
귀엽게 매달린 딸기를 좀 보세요

의자와 테이블, 접시, 식기, 찻잔, 냅킨 따위의 작은 것들을 모두 꼼꼼히 신경 쓴 티가 난다. 오죽하면 라떼에 들어가는 황설탕을 내어주는 것에도 신경 쓴 태가 났다. 일본은 낙농으로 유명한 지역도 있고, 디저트에 진심인 광인들이 많아서 그 지역에서 유명한 디저트는 무조건 먹는 게 좋다. 이번 여행에서는 디저트가 계획대로 잘 안 풀려서 한이었는데, 다행히 여기서 풀었다. 

 

카페 한쪽에는 오픈 키친으로 되어 있어, 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케이크 진열장에는 곰돌이 모형을 올린 케이크와 바비 인형 드레스 케이크가 있었는데 그것들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내가 어린이 손님이었다면 눈이 돌았을 것..

 

 

 

 

오모테산도

캐스케이드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빠져나오니 가로수길 느낌이 나는 거리가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오모테산도 거리로 진입하면, 디자이너 브랜드와 편집샵들이 늘어섰다. 쇼핑을 하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거리이다. 

오모테산도 거리 01
오모테산도 거리 02
오모테산도 거리 03

 

 

 

도큐플라자 오모테산도 하라주쿠에 들렀다. 아래에서 봐도 저 옥상 테라스가 예쁠 것 같은 게 보인다.

도큐 플라자 오모테산도 01

 

평일이어서 사람이 많지 않고, 다들 천천히 여유를 즐기러 와서 그런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도큐 플라자 오모테산도 02
도큐 플라자 오모테산도 03

 

도큐 플라자 오모테산도 04

 

 

 

두번째로 들린 유명한 쇼핑몰, 오모테산도 힐즈의 내부는 신기했다. 각 층이 딱 나눠진 게 아니라 복도가 원을 그리며 점진적으로 올라가면서 한 층씩 쌓이는 그런 구조였다. 사진을 찍으니 꽤 멋지다.

 

 

체력 이슈로 계획에 없던 스타벅스에 잠깐 들렀다. 도쿄에도 진짜 서울만큼 스벅이 많다ㅋㅋㅋㅋ 지나가면 눈에 걸리는 게 스벅이라, 돌이켜보니 하루도 빠짐없이 스벅을 들렀더라. 여기 스벅은 회색빛의 스퀘어 타일로 벽을 이루는 컨셉이었다. 지하였지만 따듯한 느낌의 멋진 쉼터였다.

 

 

 

저녁은 돈카츠 마이센 아오야마 본점에 카츠를 먹으러 갔다. 흑돼지는 정말..존맛탱이였다. 왜 일본을 가면 카츠를 먹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곳이다.

 

흑돼지 등심은 고기가 부드럽고 돼지고기의 풍미가 잘 느껴졌고, 안심은 생각보다 고기가 잘게 잘려 뭉쳐진 느낌여서 내 입에는 별로였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등심으로만 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무를 갈아낸 것에 섞어 먹는 소스도 맛있었다. 배불러서 민쯔를 사이드로 시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롯폰기 힐즈 (모리 타워)

롯폰기 힐즈 모리 타워 전망대로 가려고 역으로 가는 와중에 길을 잘못 들어 뜻밖의 여정을 시작했다..ㅎ 있는 줄도 몰랐던 국립 미술관 입구로 진입해 버렸지만, 미술관을 가로질러 가는 게 빠를 것 같아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국립 미술관에 걸맞게 그 규모가 상당하고, 물결치는듯한 유리 외벽에 시선이 절로 간다.

 

 

 

노기자카 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바람이 꽤 불었다. 롯폰기 힐즈는 전망대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영화관 등의 시설이 갖춰진 복합 공간이다. 롯폰기 역과 이어져 있어서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자유 여행 뚜벅이에게 적합하다. 티켓은 입장 시간대를 미리 선택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예약했고, 현장에서 바우처를 수령했다. 

롯폰기 힐즈 외관 03

 

 

 

엘리베이터를 통해 도쿄 시티뷰, 고층으로 이동하게 된다. 도쿄 타워를 꽤 가까이서 볼 수 있다. 5시 즈음 주경에 가까운 풍경을 보면서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스카이덱이라고 해서 완전히 야외인 옥상으로 나갈 수도 있는데, 따듯한 날이었는데도 바람이 많이 불어 다소 추웠다.(겉옷 챙겨가는 것을 추천)

롯폰기 힐즈 전망 01
롯폰기 힐즈 전망 02

 

 

점점 어두워지는 모습.

롯폰기 힐즈 전망 03

 

완전히 어두워지고, 날이 흐려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야경이 잘 보였다. 이 붉은 랜드마크가 뭐라고, 꽤나 인상적이었다. 

롯폰기 힐즈 전망 04

 

 

 

+ 다만 아쉬운 점은 뒤쪽으로 미술 전시품이 디스플레이되어 있어 조명이 강하고, 그로 인해 유리 벽면에 내부가 비춰 창문이 전망대의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 그러다 보니 미술품이 창문에 덜 비치는 구역으로 사람이 몰려서 다소 불편했다. 전망대를 한 군데만 가야 한다면 시부야 스카이를 좀 더 추천한다(소곤소곤)

 

 

 

 


B컷

 



롯폰기 힐즈 전망 05
롯폰기 힐즈 전망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