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그렇게 마지막 날 10일차. 어김없이 날씨가 너무 좋아서 탈인 하루가 시작되었다. 핀란드는 좋아봐야 한여름에도 18도라는데, 그 18도는 언저리도 경험해보지 못하고 집에 가겠다 싶었다.
오전 일정으로 헬싱키 근교에 위치한 포르보에 도착했다. 한눈에 봐도 오래된 도시의 정취가 물씬 났다.
강을 끼고 언덕에 솟은 알록달록한 집과 누가 봐도 오래된 교회, 꽃이 가득히 피어나고, 연속하는 나무들과 돌길이 시골스럽다. 이런 목가적인 풍경을 양껏 볼 수 있는, 작지만 매력적인 마을이다.
구시가지 안쪽으로는 온갖 소품과 액세서리, 원두와 찻잎 등 다양한 것들을 파는 곳이 줄지어 섰다.
사진으로 보면 약간 저기 아래 더운 지방 바이브가 살짝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 포르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고 한다. 다소 이른 시간이었고, 동양인은 우리뿐, 나머지는 모두 서양인들이었다.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었지만 달짝지근한 색감에 한적하니 걸어 다니기 좋았다.
자유시간이 주어지고서 해가 강하고 점점 더워지는 바람에 아묻따 카페에 방문했다. 카페는 문을 연 곳이 거의 없어서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는 곳으로 방문했다. 목제 테이블에 선선한 색을 한 조명으로 잘 꾸며진 모습이었다.
아이스 오트 라떼를 먹었는데 오트맛이 생각보다 강해서 첫 입에 놀랐지만:) 라떼 자체가 진해 그런대로 맛이 있었다. 이 레스토랑의 1층은 이렇게 멋진 가구점이다.
이제 다시 헬싱키로 향한다. 점심을 먹으러 Rautatientori 역 근처에 왔다. 이런 깔끔하고 소소한 풍경이 마음에 차서 마지막 날까지 지치지 않고 카메라를 들 수 있었다.
헬싱키 시내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역사, 호텔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광장을 뒤로, 백화점을 지나는 그 길목이 예쁘다. 사진에서는 사람을 지워서 티가 안 나지만, 사람이 적당하게 많아 활기가 넘쳤다.
오늘의 목표는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훑어보는 것. 을 수행하기 전에 무민스토어에 잠시 들렀다. 아기자기하고, 색감 확실하고.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있었다. 마그넷 같은 기념품부터 책, 퍼즐, 에코백, 테이블웨어, 타월 등등. 구매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들려볼 만하다.
이제 진짜 목표인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가는 길. 무민 스토어에서 작은 광장 하나를 지나치면, 갑자기 느낌이 싹 달라지더니 눈알이 쉴 새 없이 굴러다닐 수밖에 없다. 다양한 색을 가진 건물들과 트램길, 신호등이 얽히는데, 마른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떨어져도 좋았다.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초입부터 감성이 넘쳤다.
그림을 파는 갤러리와 물감이 가득한 화방부터 미용실, 옷가게, 식당, 카페가 잔뜩 늘어서 있다. 걸어가는 거리도 건물들의 색이 너무 예뻐 눈이 즐거웠고, 카페의 테라스와 저마다의 장식도 멋지다.
가장 오고 싶었던 paper shop이라는 문구용품점은 생각보다 훨씬 더 귀엽고 아기자기했다. 다양한 패턴의 색지부터 엽서, 노트가 가득한데 뭐 하나 예쁘지 않은 게 없어서 들어서자마자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
도심 가운데 별처럼 박힌 공원. 쨍한 날씨에 조경된 꽃들 사이로 드러난 쉼터에 시선이 확 끌렸다. 건물들 사이로 이런 공간이 나타나면, 사진으로는 잘 안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더 극적이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선 이 광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일차 마지막 리뷰 끝.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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