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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4개국 |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여행 준비 가이드 #02

러봄* 2024. 8. 21. 19:21

9박 12일간의 북유럽 4개국 여행을 마치고 작성하는 두번째 정리. 현지에 돌아다니면서 경험했을 때 유용할만한 팁을 공유한다. 

북유럽 후기 대표이미지

 

 

물가

물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북유럽 국가들도 각기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 체감하는 물가가 조금씩 다르다. 물론 다른 나라 어디에 대어봐도 대충 그들보다 비싸다. 그런데 막상 점심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보니 막 두려웠던 것보다 사악하진 않았다 정도? 구글맵에서 식당을 검색할 때 평점 옆으로 붙은 ₩ 원화 싸인의 개수를 참고하면 메뉴를 뒤져보지 않아도 적당한 가격대를 찾기 쉽다. 

구글맵 가격대
3개면 비싼편

 

만약 그 나라에서만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반드시 검색해서 금액을 확인하고 여행지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레고가 덴마크 것이라 작은 거라도 사볼까 했는데, 덴마크 크로네 환율이 미쳐버려서 한국에서 사는 것만 못하거나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숙박, 호텔

축복받은 대자연 속 의외로 벌레와는 인연이 없었다. 노르웨이 완전한 시골의 산장 호텔에서도 벌레 기어 다니는 모습은 딱히 보지 못했다. 호텔에 대해서는 가성비라는 말밖에 안 나오는 패키지 상품이지만 벌레가 안 나온 건 소소한 행복 포인트. 가끔 오래된 호텔은 리모델링을 했어도 엘레베이터가 없을 때가 있다. 리모델링을 했는데 왜지? 싶었는데 어떻게 해도 엘리베이터 넣을 공간이 도저히 나오지 않는 경우라고 한다. 이건 약간 기도 메타로 가는 수밖에 없다.

 

세면도구는 그냥 다 챙겨가야 한다. 샴푸, 핸드워시 정도 있는 곳은 많았는데 북유럽 특성상 환경 이슈로 칫솔 치약 같은 1회 용품은 당연히 없고, 잘 있으면 바디워시, 컨디셔너 정도가 더 있다. 나는 티슈가 없으면 죽는 병에 걸린 사람인데, 티슈가 없는 곳도 있고, 있어도 너무 뻣뻣해서 가져간 휴대용 티슈를 거의 다 사용하고 왔다. 내가 좀 예민하다 싶으면 이것도 잘 챙기는 게 좋다. 또 객실 내 슬리퍼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에서도 슬리퍼를 항상 착용해서, 집에서 사용하던 슬리퍼를 가져가서 마지막 날 버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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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은데, 나는 기대를 워낙 안 했어서 그런지 호텔 컨디션과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미국보단 덜 챙겨 먹고 서유럽보단 더 챙겨 먹는 느낌이다. 블루베리에 무슨 짓을(?) 한 건지 대충 먹어도 달았다. 시기가 좋아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과일들이 꽤 잘 나왔고 당도가 괜찮았다. 

 

숙박 겸 이동수단으로 크루즈를 두 번 이용했었는데, 이는 별도 후기로 자세하게 남겨보려고 한다. 

 

음식 (식당)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다 보니 직접 식당을 찾아서 식사할 기회는 한 번밖에 없었지만, 그마저도 안전하게 이탈리안을 선택했다. 사실 북유럽이 이탈리아처럼 딱히 유명한 자기네들 음식이 있는 건 아니고(스웨덴의 미트볼 정도?), 젊은애들은 다 피자 파스타 햄버거 먹는다고 가이드님이 우스갯소리로 말씀하셨다:) 유럽을 패키지로 여행하다 보면 구운 생선 요리가 나오면 그나마 만족스러웠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대체로 감자나 빵이 밥처럼 나오고 그와 함께 먹는 메인 요리는 짭짤한 편이다. 베지테리안 뷔페를 한번 갔었는데, 처음엔 다들 난색을 표하다가 온갖 종류의 샐러드가 신선하고 질이 좋아 일행들의 칭찬을 많이 받았다. 

 

중간중간 끼어있는 중국식은 걸쭉하게 기름진 것들을 제외하고 그냥저냥 먹을만한 정도였고, 한식은 맛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없었다. 아무래도 한식당이 많지 않은 편인걸 감안하면 무난한 편인 것 같기도 하고. 

 

 

마트

마트를 매일같이 들리진 않았는데, 제철 과일이나 그 나라에서 유명한 맥주 정도는 사볼 만하다. 다른 국가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노르웨이는 과일을 따로 저장하거나 하지 않아서 납작 복숭아 같은 애들도 제철이 아니면 없다고 한다. 맥주는 아무거나 집으면 도수가 10도나 되는 소소한 이벤트가 벌어지긴 하는데:) 그렇게 막 집어서 사 먹은 것치고 꽤 괜찮았다. 마트 가기 전에 덴마크 맥주 이런 식으로 검색해보고 그 나라 맥주를 구매했다. 요거트, 치즈 같은 유제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 편이다. 굳이 먹을 것을 사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여담으로 북유럽 국가들은 식료품에 대한 룰이 굉장히 엄격해서, 꿀 하나를 팔더라도 이게 진짜 꿀인지 뭐가 섞인 가짜 꿀인지 명확하게 표기해야 한다고 한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쳤다간 벌금으로 패가망신을 시킨다는 소소한 썰을 가이드님으로부터 들었다. 

 

기념품

먹을 것 중에는 안톤버그라(Anthon Berg)는 덴마크 왕실 초콜릿도 유명하고 한데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이면(그게 나다)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병 모양을 한 술이 들어 있는 위스키 봉봉이 유명하다. 프레야라는 노르웨이 초콜릿이 있는데(약간 한국의 가나 초콜릿 너낌스) 나는 이게 맘에 들어서 열심히 사 먹었다. 핀란드의 자일리톨은 몸에 나쁠 걱정이 없으니 선물하기 좋다. 사탕 형태로 되어 있고, 으깨서 씹어먹는 게 아니라 빨아먹어야 효과가 있다. 

 

헬싱키의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구경하다 보면 누가 봐도 내꺼같은 기념품들이 있다. 작은 소품을 좋아한다면 flying tiger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전 세계 어디든 있지만 의외로 그 나라 무드에 맞는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블루베리 모양으로 생긴 문 닫힘 방지 쿠션이라던가(진짜로 판매함). 

 

언어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지인이랑 대화할 기회는 호텔, 식당, 카페, 상점이 다였는데, 이들 대부분이 모두 영어를 잘 구사한다. 억양이나 발음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적은 딱히 없었다.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하거나, 화장실이 어딘지 묻거나, 계산할 때 오가는 회화 정도만 잘 숙지하면 문제없고, 패키지 상품으로 간다면 가이드님의 도움을 잘 받는 것도 방법이다. 

 

 

 

 

 

북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 포스팅에서는 2일간의 크루즈 후기로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