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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3박 4일 도쿄 여행, 2일차 후기. 마루노우치-고쿄-긴자

러봄* 2024. 8. 29. 13:55

 
마루노우치, 긴자


 
 
 
어젯밤에 셔틀버스로 지나쳐온 풍경을 낮에 둘러보는 것이 새로웠다. 사람마다 여행지에서 기대하는 것이 각기 다르겠지만, 오늘 방문하는 도쿄의 중심지인 마루노우치가 이번 도쿄 여행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곳이었다. 

도쿄 여행 2일차

 
 
 
 

마루노우치 브릭 스퀘어, 미쓰비시 1호관 미술관

마루노우치는 도쿄역 주변 지역으로, 도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도쿄역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워낙에 크고 출구도 많아서 정신 잃을 것 같은 와중에 어찌어찌 올라와, 역사가 나를 토해내듯 빠져나왔다. 그렇게 광장이 펼쳐졌다. 붉은 벽돌로 꽤나 화려하게 지어진 역사는 정말 볼만했다. 시선이 절로 붙을 수밖에 없는 색감에, 자꾸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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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식사 시간이 다 되어 마루노우치 브릭스퀘어(Brick Square)로 향했다. 도쿄역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미쓰비시 1호관 미술관의 안쪽으로 브릭스퀘어라는 중정이 있는데,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미쓰비시 1호관 미술관

 
이 공간은 구글맵 거리뷰에서 찾아봤다가 반했는데, 우연치않게 점심을 예약한 만텐스시가 이곳에 있었다. 
 
현대식 건물을 타고 높게 올라가는 짙은 통유리와 거대한 원형 기둥에 매달린 초록빛 잎을 반대편으로, 붉은 벽돌로 쌓아 올려 메이지 시대의 형상을 하고 있는 미쓰비시 미술관의 조화가 정말 인상적이다.

브릭스퀘어 01

 
물론 그때 그 시절의 건물은 해체된 지 오래고, 이 2010년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작게 조성된 정원도 귀여웠고, 기둥이 만드는 천고가 높아 트여있어 사람이 많아도 여유가 넘치는 느낌이었다.

브릭스퀘어 02
브릭스퀘어 03

 
 
반대쪽 입구에는 시계탑이라고 하긴 애매하고, 시계가 박힌 돔 구조물이 있었는데 새까만 색 덕분에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브릭스퀘어 04

 
 
 
건물 안쪽으로 들어와 만텐 스시에 도착했고, 이미 대기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안내를 받아 입장하니 따듯한 색감의 목조 카운터와 벽장이 있다.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서 그런지 다행히도 셰프님이 생선 이름을 영어로 말해주셨고, 내가 아는 선에서 알아 들었다ㅋㅋ 마끼가 3개나 나왔고(두 눈을 의심함) 사시미도 몇 점 나왔다. 입이 짧은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오마카세를 망설였는데, 긴자 쪽에서는 찾기 어려운 합리적인 가격대에 접객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기대를 많이 안 하고 방문한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 

만텐스시
첫번째 희생양

 
 
 
 

마루노우치, 도쿄역

점심을 먹고 나와서 다시 브릭 스퀘어를 좀 더 둘러보았다. 아까보다 사람이 많아졌고, 여기저기 벤치에 앉아 공원의 녹음을 즐기는 사람들도 하나둘 늘었다.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없음에 아쉬워하며 도쿄역 쪽으로 걸어갔다. 또 다른 붉은 벽돌이 가까워지니까 카메라를 든 손에 피가 도는 것 같았다. 

도쿄역 01

 
도쿄역을 중심으로 왔다갔다하다 보니 여러 각도에서 도쿄역의 외관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또 다른 각도를 보기 위해 쇼핑몰 킷테(KITTE)의 6층에 위치한 전망대를 올랐다. 이 킷테 가든이라고 하는 전망대는 무료이고, 도쿄역과 그 광장이 한눈에 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마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담고 싶은 광경이었던 것 같다.

도쿄역 02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역사와 녹음의 푸릇함이 섞여 있는 광장이 멋있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새삼 느끼는데, 이렇게 크고 사람 많은 역 근처가 깨끗하게 관리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다. 

도쿄역 03

 
 
 
킷테 가든 안쪽에는 양쪽으로 잔디가 넓게 깔려있다. 

킷테 01
킷테 02

 
 
 
킷테 가든에서 내려와서 찍어도 찍어도 지겹지 않은 도쿄역을 좀 더 찍다가,

도쿄역 04

 
마루노우치의 빌딩숲을 좀 더 가까이서 느껴봤다. 뭐랄까 어제 도쿄 시청사 쪽을 구경할 때도 그렇지만,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지어진 빌딩들 사이사이가 너무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이어서, 사진이 사진이 아니라 뭔가 인공적으로 구성한 그래픽 같은 느낌이다. 통유리를 사용하거나 창문을 크게 낸 건물들이 많아서 푸른색이나 녹색이 많이 섞여 덜 삭막해 보이기도 했다. 

마루노우치 빌딩
마루노우치 빌딩이지만 빔 빌딩으로 기억하고 있는 거기

 
 
 
 

고쿄

마루노우치 광장을 빠져나와 행행거리를 통해 고쿄로 향한다. 이때부터 갑자기 해가 강하게 들고, 날씨가 더워졌다.

고쿄 01

 
정갈하게 펼쳐진 나무 사이를 지나, 오늘도 또다시 스타벅스를 만났다:)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4월 말에 더울 거라는 생각 자체를 안 했어서 커피 한 잔 빠르게 하고 싶었다. 역시나 웨이팅이 좀 있었고 약간 기다려서 커피를 받았다.

고쿄 스타벅스 01

 
 
스벅 건물 앞으로 분수대가 있었는데 과하지 않고 느낌이 좋았다. 외관은 뭔가 지붕이 켜켜이 겹쳐진 모양을 하고 있다. 내부는 꽤 넓은 편. 

고쿄 스타벅스 02

 
 
 
조금 더 걸어서 고쿄 근처에 다다랐다. 살짝 돌아보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고쿄 02

 
 
 
고쿄는 일왕이 거주하는 궁으로, 수 백 년 전 쇼군이 살던 에도성 성터에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도쿄 지도에서 압도적으로 큰 녹지가 바로 이곳이다. 성벽 아래로 폭이 꽤 있는 해자가 보였다. 점점 시야에 오래된 지붕이 크게 걸렸는데, 이런 걸 보면 새삼 일본에 온 실감이 났다. 

고쿄 03
고쿄 04

 
 
고쿄 교엔으로 가는 다른 문으로 가기 위해 외벽을 크게 돌았다. 계속해서 해자와 돌벽이 이어진다. 

고쿄 05
고쿄 06




 
 
내부에는 역시나 외국인들이 많았고, 공원도 잘 조성해 놓았다. 안쪽까지 더 둘러보면 좋았겠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위해 빠져나왔다. 

고쿄 07
고쿄 08

 
 
 

하토 버스

긴자를 잠깐 구경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다소 지체되어, 일단 하토 버스를 타러 바로 갔다. 하토 버스는 천장이 오픈되어 있는 2층 관광버스로 약 1시간 정도의 코스로 도쿄의 주요 건축물을 둘러보는 씨티투어다. 가이드가 일본어로 각 장소에 대해 안내하고, 외국인에게는 언어에 맞는 헤드폰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별도로 요청해야 하는지 일단은 받지 못했다. 그런데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강하고 도시의 소음도 있어서 헤드폰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하토버스
요런 느낌

 
도쿄는 교통 체증이 심 때문에 버스를 타는 정류장 일대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거의 15분 가까이 걸렸음). 아무튼 도쿄가 워낙 큰 도시다 보니 일정에 포함하지 못했던 레인보우 브리지와 도쿄 타워를 이렇게나마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도쿄를 온다면 오다이바 쪽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자

저녁을 먹으러 긴자쪽으로 걸어가면서 상점들을 구경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고, 그들의 쇼윈도우는 각자만의 스타일로 잘 꾸며져 있다.

긴자 길거리 01
긴자 길거리 02
긴자 길거리 03

 
 
이토야 문구점에 들렀는데 여러 점이 걸려있는 일러스트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고민하다가 구매했을지도. 더 둘러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지만,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어 서둘러 이동했다.

긴자 길거리 04

 
 
 
우시고로 반비나 긴자점에서 야끼니꾸 코스를 먹었는데 양이 정말 많고, 식사 시간도 길었다. 그랜드 코스라고 쓰여 있을 때 그랜드의 의미를 알아차렸어야 했는데...단순히 마냥 기다린다기보단 나와야 하는 요리가 많아서 그 사이에 텀을 두다 보니 2시간도 넘게 식사를 한 셈이었다(약간 먹다 지친다는 표현이 맞다).
 
그래도 모든 양념 된 고기건 그냥 생고기건 간에 고기의 풍미가 엄청났다. 인당 7만원 정도 되는 코스였는데 다양한 부위를 식사와 디저트까지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사실 뭐가 뭔지 잘 모르고 먹어서 그냥 맛있었다고밖에:)

우시고로 반비나 야끼니꾸

 
영어 메뉴가 잘 구비된 것에 반해 서빙하는 직원분은 영어를 못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고기 부위가 워낙 많아서 번역기를 좀 써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애피타이저로 김치와 깍두기가(대체 어째서 애피타이저) 나온 게 신기했고, 중간에 수프로 소고기 사골국(?)이 나왔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육회는 영어 메뉴여서 그런지 타르타르라고 번역해 놨는데, 타르타르보단 한국식 육회에 가까웠다. 양념이 된 고기인데 양념 맛보다 고기 풍미가 더 강해서 씹는 맛이 있다. 
 
 
 
+ 식사를 마치고 7시가 다 되어서 디저트 가게 west 긴자 본점에 들렀는데 아니나 다를까 케이크가 모두 품절…ㅎ 안일했던 나 자신을 탓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B컷

 

브릭스퀘어 05
도쿄역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