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리단길 savvy
2021년 겨울 쯤이었나, 송리단길에 어김없이 카페 하나가 들어섰다. 콘크리트 기둥 사이로 자리잡은 통유리에 savvy 라는 레터링이 인상적이었다. 당시에는 이 동네 카페 들고 나는 것은 지겹도록 봐온 터라 이번엔 또 얼마나 오래 가려나, 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그렇게 메뉴가 바뀌고, 굿즈가 들어서고, 원두 설명이 담긴 페이퍼가 트레이에 얹어 나오는 소소한 변화를 겪으며 2년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저 핑크와 브라운 사이 어딘가의 색을 가진 벽돌을 보면 차분한 느낌이 절로 든다. 사람이 물밀듯이 몰리지는 않은 골목 구석의 코너 감성을 굉장히 잘 살린 외관이라고 생각한다.
오픈 초때부터 테블릿 메뉴판이 딱 버티고 서있는 카운터도 귀엽고, 카페의 오픈된 키친이 이렇게 깔끔할수가 있나? 싶은 구성으로 되어있다. 톤으로 보면 화이트에 포인트 컬러로 네이비가 쓰였다. 시선이 가고, 실패는 잘 없는 그런 배색 말이다.
굿즈도 판매하는데, 한 1년 반 전쯤 가장 윗칸에 보이는 머그를 두잔 구매했었다. 가끔 재고가 들어와있지 않은 날도 있는 것 같지만, 지금도 판매중이다:)
카페 인테리어와 같은 결로 짙은 파란색을 한 일회용컵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아니 근데 불과 몇주전에 다녀오고도 지금도 이 컵이인지 기억이 안나니까 조만간 다시 가보는 것으로 히히
오픈 초창기에 내 마음속 송리단길 메인 디저트였던 초코칩쿠키. 구워놓은 쿠키가 다 나간 타이밍이면 정말 갓 구운걸 받을 수 있는데, 너무 맛있어서 울면서 먹었다. 주문할때 방금 구운거라 받고서 조금 기다려야된다고 하셔서 일단(?) 알았다고하고 받았다.
이 비주얼 못참고 포크를 드니까 사장님이 이거 10분만 있다가 먹으면 진짜 맛있다고 제발 기다려달라고 하셨는데 죄송해요 못참았어요.
어느 순간 크림브륄레로 바뀌고 다시 안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인스타 가보니까 작년 10월에 먼슬리 디저트로 판매하신 흔적이 있네..?
그리고 커피도 훌륭하다. 아메리카노 고소한 맛을 주문하면 빈브라더스의 블랙수트 원두를 맛볼 수 있다. 고소한맛 쳐돌이인데, 이 근처에 이만한 곳 없다.
savvy는 비가 와서 젖은 느낌이 가장 좋다. 송리단길의 오래되고 약간은 번잡스러운 그 느낌이 꽤 잘 섞어들어가서.
savvy 송리단길 영업시간:
12:00 - 21:00
(화요일 정기 휴무)
라스트오더 20:30
10번도 넘게 드나든 내 또간집 안망하게해주세요.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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