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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4개국 | 2일차 후기. 노르웨이, 트롤스티겐-올레순

러봄* 2024. 7. 3. 19:20

 

트롤스티겐-올레순


 

 

노르웨이 시골 투어의 시작은 빽빽한 산악지대와 그 사이를 파고드는 호수, 피오르드 혹은 바다로 시작하고 끝이 난다. 

 

 

 

 

 

여유로운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그 전날 미리 이동하고, 당일 아침에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첫째날 비행 후 바로 일정이 시작되어 아프기라도 하면 어쩌다 했는데, 다행히 그런일은 없고 시차만 나를 괴롭혔다..:)

 

북유럽 4개국 | 1일차 후기. 노르웨이, 오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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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챙겨서 버스로 왔는데 약속 시간보다 15분이나 빨리 도착했음에도 이미 우리를 제외한 모든 인원이 짐을 싣고 착석한 상태였다.(태어나서 그런 패키지를 본적이 없다) 첫날도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물흐르듯 지나와서 프로패키지러들만 모였구나 했는데 진짜였다ㅋㅋㅋ

 

 

 

 

 

이동 중이다 보니 폰이 아닌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거의 없지만, 빠른 유속으로 지나쳐가는 천을 종종 볼 수 있다(리프팅 같은 건 꿈도 못 꿀 만큼 빠르다). 물빛에 민트색이 비치는데, 산에 얹어진 눈이 빠르게 녹아 색도 속도도 그렇단다. 나무과 물, 그 뒤쪽으로 산과 눈이 만드는 정경이 엄청나다. 다가오는 여름의 온도에 눈이 부서지고 그대로 폭포로 쏟아져 내리는데, 진짜 대자연 rpg 게임 속 어딘가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드문드문 보이는 집들 사이로 기찻길도 나 있었다. 이 자연 속에 어떻게 가져다 만들었는지 상상도 안간다. 내 인생에서 가장 북극과 가까운 땅을 밟고 있어서 그런지 아주 이상적인 시골 풍경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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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첫번째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요정(트롤)의 길은 관광 성수기에만 오픈하는데 그 시기가 매년 다르다. 1주일 정도 차이로 닫혀있었고, 그 당시에는 이렇게 날씨가 여름인데 오픈이 아직인게 좀 아쉬웠는데 막상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꼭 그곳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보상받았다 생각한다:) 

 

잠시 들린 휴게소에 기념품 가게가 있었는데 짙은 흑목과 뾰족한 유리를 조합해 만든 외관이 꽤 멋지다. 

그림자 때문에 어두운게 아니라 정말 까만 나무다

 

노르웨이도 그렇고 각 나라의 휴게소나 주유소 방문이 즐거웠다. 버스에서 차창 관광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중간에 내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메리트다. 주변에 도로만 한적하게 깔려있고, 방해물이나 방해되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사진 찍기가 좋다. 그냥 이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시골에서도 전기차 충전소를 쉽게 볼 수 있는데, 현재 노르웨이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는 운행이 불가능하고 전기차에 대한 지원이 잘 되어 있다고 한다.

 

 

 

 

 

 

요정의 길은 못 갔지만 트롤스티겐 근처 캠핑장에 잠시 들렀다.

 

Troll Wall · 6300 Åndalsnes, 노르웨이

★★★★★ · 산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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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산과 해가 만드는 절경이 거기 있었다. 날씨가 워낙 좋은 탓에 캠퍼들도 보였다. 

 

 

 

 

 

두번째 목적지는 올레순이라고 하는 항구 도시다. 

 

알레순트 · 올레순 노르웨이

올레순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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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할수록 산이 호수가 아닌 바다를 둘러싸고 있었다. 물이 깊이에 따라 색깔이 선명하게 다르고, 얕은 물이 맑았다.

 

 

 

올레순은 그냥 시골인 줄 알았더니 꽤나 잘사는 항구도시라고 한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이 맛에 항구 도시 오나 싶다.

 

오래전부터 항구였으니 거친 감성이 있었을 텐데, 대화재 이후 아르누보 양식으로 새로 지은 것들은 저마다의 색과 모양으로 도시를 그린다. 물론 이마저 북유럽스럽게도, 무엇하나 과하지 않은 것이 특징.

 

 

작은 광장에는 동상이 몇개 세워져 있고, 그 주변으로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본격적으로 오후가 되니 무엇보다..더웠다. 북유럽까지 와서 덥다고 말하는 내가 싫을 정도로 더웠다. 그리고 믿을 수 없게도 여행 내내 계속...더웠다:)

 

 

 

항구에 왔으니 등대 하나쯤은 봐야 하지 않겠나. 

등대로 가는길

 

여기 등대는 너무 작고 귀여웠다. 지금도 등대의 제 역할을 해주는지는 잘 모르겠을 만큼 귀여웠다. 

무려 빨간색 미니 등대

 

 

 

올레순은 해안선을 따라 걸어도, 그 한 발짝 안쪽 골목을 걸어도, 어디에 발을 디뎌도 멋지다.

 

 

그리고 약간 미묘하게 인스타 너낌스 갬성 사진 찍기가 좋았다. 

 

 

 

산을 감싸고 올라가는 전망대를 오르다가 계단이 너무 많아 포기했는데, 그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대로 정상의 풍경은 마그넷 구매로 대체했다:) 

 

 

 

더위에 지쳐 잠시 쉬어가려고 시내 안쪽으로 들어왔다. 

지금 시원해 보인다면 그건 착각이다

 

라쿤 커피라는 카페에 들렀는데, 라떼도 브라우니도 맛있었다. 니트앤클린하게 잘 꾸며진 공간이었고, 가족 단위의 손님과 일을 하려고 랩탑을 들고온 손님이 머물다 가고, 시끄럽지 않고, 날씨는 좋았다.

 

 

 

자유시간이 조금 길어서 기념품도 살 겸 거리를 헤집고 다녔다. (거리가 한적해 보이는 것은 오래 기다렸거나, 거슬리는 사람들을 라이트룸 툴로 제거해서.)

 

 

 

떠날 시간이 되었다. 원래 떠날 시간이 되면 그 도시가 더 예뻐 보이는 법이다. 

 

 

 

 


B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