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블루보틀
2023년 6월의 교토는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무더웠고, 또 하얗고 파란 빛을 띄었다. 남선사에서 느즈막히 걸어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Blue Bottle Coffee - Kyoto Cafe를 방문했다.
일본에 갈때면, 대부분 기대감을 부풀려 카페에 들어가고, 대부분 그 기대감이 충족되어 나온다.
내가 방문했던 모든 도시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
교토의 카페는 조금 더 특별하다. 이유는 단 하나, 너무너무 더워서 죽고 싶을 때 들어간 곳이라서.
일본에는 한국보다 블루보틀 지점이 훨씬 많은데, 이 Kyoto Cafe 지점은 100년도 더 된 티하우스를 개조한 공간이라고 한다. 차 문화에 숫가락 좀 저어본 입장에서 정말 설레는 공간이 아닐 수가 없다(는 물론 실제로 숫가락 같은거 안쓴다. 나중에 차에 대한 포스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데..!).
#TODO: 차에 대해 글 써보기
오래된 일본식 건축물의 그 어떤 것을 망치지 않도록, 아주 심-플하게 로고 하나 박아 놓고 외관을 크게 손대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안쪽으로는 조금 더 모던한 공간으로 이어진다. 내부는 그렇게 크진 않지만, 층고가 높고 테이블 배치가 그렇게 타이트하지 않아서 시끄럽거나 정신없지는 않았다. 여행 비수기라 이 시즌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여기가 또 한국인들이 그렇게 많다는데 이때는 그렇지 않았고 일본인 여행객들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조도는 확실히 어두웠는데(넘 어두운건 취향이 아니라) 그 편이 내벽의 우디한 느낌을 더 잘 살리는 것 같기도 하고. 2층도 있다고 하는데 올라가보진 않았다:)
이건 안쪽에서 바라본 바깥쪽. 야외 자리는 살짝 화성 너낌스로 사람이 숨을 쉬거나 살 수 없는 환경이다.
반대편 건물은 블루보틀 굿즈나 커피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데, 카메라가 있어 무겁기도하고 뭘 사지는 않았다. 한 6개월 지나 한국에서 블루보틀 드리퍼를 구매하긴 했는데 여기서 샀으면 더 저렴했으려나:)
그리고 기억에 남는 메뉴판. 나무에 새겨진 파란색의 글씨가 이 공간이랑 이상하게도 잘 어울렸다. 정직한 대문자로 쓰여져있으니 마치 모든 메뉴를 크게 소리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실제로 판매하고 있는 블루보틀 드리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이 광경이 좀 귀여웠다ㅋㅋㅋ
메탈 소재에 눌러붙은 물방울은 만지긴 싫어도 사진찍기는 참 좋다. 꽃병에는 아마도 커피나무 열매 같은데 커알못이라 살짝 짐작만 해본다.
커피는 뉴욕에서 먹던것보다 못했나? 싶었는데 와플이 너무 맛있었다. 생크림과 크럼블까지 갓벽:) 사실 디저트와 먹는 아무 커피 >>>> 맛있는 커피인 디저트 처돌이라서 커피맛 기억 못했다.
다시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블루보틀 Kyoto Cafe 영업시간:
월~일 09:00 - 18:00 (정기 휴무 없음)
덥다로 시작해서 덥다로 끝나는 것 같은데 그만큼 6월의 교토는 덥다! 6월 말도 아니고 중순 언저리였는데도 더웠다. 감히 여름에 교토를와? 으악죄송해요다시는안그럴게요를 한 백만번쯤 반복한 것 같다.
언젠가 가을에 다시 와서 또다른 색이 쓰인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확신의 관광지인 교토는 그래도 인생에 한번쯤 여름에 와볼만 하다(추천 절대 아님 주의). 거 삿포로도 눈축제가 유명해도 여름에 제일 예쁘다더라.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Dessertist, 디저티스트 | 석촌 송리단길 카페 (2) | 2024.03.04 |
---|---|
연무장 | 성수 카페 (4) | 2024.02.20 |
% ARABICA - 교토 아라시야마 | 교토 카페 (1) | 2024.02.15 |
Nakamura Tokichi 나카무라 토키치 - 뵤도인 | 교토 카페 (0) | 2024.02.14 |
OLDEN BROWN, 올덴브라운 | 판교 백현동 카페 (4) | 2024.01.30 |